이혼을 요구하는 아내

고민=아내는 몇 년 전만 해도 모든 것을 제 중심으로 맞춰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식사 때도 애들보다는 제 앞에 좋은 반찬을 놓아 주었고 의복도 주로 제 것만 장만해 주었습니다. 휴가도 늘 제가 가고 싶은 곳 위주로 다녔습니다. 어찌 보면 아내는 마치 어머니처럼 제게 철저하게 맞추고 희생해 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눈치 없는 저는 당연한 듯 받기만 하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애들이 성장하자 아내는 점차 돌변하기 시작했지요. 사는 재미가 없다며 밤늦은 귀가와 외모 사치로 돈 낭비를 하고 부엌살림은 아예 외면했습니다. 갑자기 차가워진 아내 태도와 행동 때문에 수없이 싸웠지만 아내는 노예처럼 헌신한 과거와 사랑받지 못하고 산 여자로서의 청춘이 아깝다고 분노했습니다. 아내는 밤낮으로 이혼하자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솔루션=귀하는 그간 아내의 어진 내조를 수없이 선물 받으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아내의 내조 사연을 듣노라면 아내는 남편의 여자로서가 아니라 마치 어머니처럼 끝없이 헌신해 오셨군요. 그러나 최근, 아내가 화들짝 놀랄 만큼 냉정하게 돌아서는 태도를 보였으니 남편 입장에서는 난감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귀하는 이런 날벼락 같은 아내 태도에 원인을 찾기보다는 추궁하고 비난하여 질책만 해 오신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끝없는 갈등과 싸움을 했지만 아내는 사과는커녕, 오히려 노예처럼 일해 온 것에 대해 격분하고 다른 여자들처럼 사랑받지 못했던 결혼생활에 분통만 터뜨려 날마다 이혼하자고 역공격하는 결과를 낳았군요. 이쯤 되면, 남편으로서는 참담하기 이를 데 없고 외롭고 힘든 결혼생활로 형국이 바뀌어져 마음의 고충이 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 귀하가 하실 일은, 서운해 하기보다는 아내가 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보는 일입니다. 어찌 보면, 아내의 태도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내의 입장에서 보면, 그간의 결혼생활은 남편 그늘에서 사랑받고 보호받아 온 편안하고 행복한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마치, 어머니가 끊임없이 희생하며 자식을 키우듯, 남편을 대하는 아주 외롭고 재미없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아내도 여자인데 왜 남편으로부터 자상한 관심과 깊은 애정을 받아보고 싶지 않으셨겠습니까. 아내는 남편의 보호를 받고 싶은 여자이지, 늘 어머니가 되어 줄 수는 없는 것이랍니다. 그래도 아내는 이런 불만을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며 잘 견뎌온 것 같네요. 그러나 세월이 가도 남편은 여전히 기존 아내의 역할만 기대하니 드디어 아내가 그 보호와 사랑을 남편에게 구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주겠다고 단단한 결심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아내 마음엔 여전히 남편과의 사랑의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내는 아직도 귀하 옆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아내의 손을 따뜻이 잡아 주세요. 그간 받기만 했던 남편 역할에서 사랑을 주는 자상한 남편의 상을 재경험 하도록 하는 일을 시작하세요. 그리하면 아내의 마음속에는 남편을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다시 생겨나게 되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