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외도 의심한 끝에 아내 숨지게 한 60대에 징역 14년

강지혜 기자 =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김환수 부장판사)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고 말다툼을 벌이다가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배모(62)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직접적인 증거도 없이 아내가 바람을 핀 것으로 단정한 배씨에게 다툼의 원인이 있다"며 "38년간 부부로 지낸 아내를 수차례 짓밟아 숨지게 해 극도의 고통을 준 것으로 예측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배씨는 자신의 아들과 딸 등 유족에게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유족들은 배씨를 용서할 수 없다며 중형을 내려줄 것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배씨가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죄책감에 자살을 시도해 건강이 악화된 점 등을 일부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배씨는 지난 1월 3일 오전 7시20분께 서울 강동구 자신의 집에서 아내 A(61)씨의 불륜을 의심하고 말싸움을 벌이다 목을 졸라 넘어뜨린 뒤 발로 얼굴과 목, 가슴 등을 수차례 짓밟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배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당뇨 증세가 있어 당뇨약을 장기 복용했다. 이로 인해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않자 자존심이 상하는 한편 아내의 외도를 의심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밥과 김치가 없어지고 평소 못 보던 한약 약봉지가 발견된다는 등의 이유로 아내가 한약상과 바람을 피웠다고 의심했다.

지난해 12월 말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했을 때 아파트에 출입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음에도 계속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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