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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 타는 김부장님… 남성성 회복의 욕망일까

행복한자 0 779
정서적 외도 초기 증상…정서적ㆍ성적 몰입되면 심각

기혼남만 ‘썸’욕구?…“남성=여성 불륜횟수 동일”




직장의 기혼남녀들 사이에서 ‘썸’이 유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가정의 근간인 부부관계가 붕괴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직장인 최모(41) 씨는 수개월 전부터 같은 부서 30대 초반의 여직원을 향해 감정을 키워 왔다.



이 여직원도 최씨가 보이는 관심에 부담감을 갖고 있지 않은 듯했다. 최근 두 사람은 회식을 핑계로 술자리를 가질 정도로 가까워졌다. 육체적으로 ‘선’을 넘진 않았지만 서로에 대한 호감이 지속되면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도 든다. 가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녀와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실 때 아내라는 존재는 머리에서 싹 사라진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최씨처럼 직장에서 ‘썸’을 타는 기혼남들이 늘고 있다. 이런 세태의 반영인듯, ‘오피스 와이프’라는 신조어가 도는가 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썸 타다’라는 말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 5월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트위터 63만9440건과 블로그 11만4079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썸 타다’라는 표현은 3년 전 1,768건에서 67배 폭증한 11만8,961번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등 몇몇 대중가요 가사로도 등장하는, 남녀간의 미묘한 관계나 감정 상태를 일컫는 ‘썸’. 과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핑크렌즈 효과’, 아내보다 더 매력적 상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 분석에 따르면 썸은 ‘정서적 외도’의 초기 증상이자 부부관계를 파탄으로 이끄는 신호탄이다.

최씨 사례처럼 직장 기혼남에서 썸은 정신적인 위로와 동료애의 느낌으로 시작한다. 여기에 아내와 다른 이성에 대한 묘한 느낌은 ‘덤’이다. 이런 심리 상태는 정신분석학적으론 정서적 외도의 초기 증상이다. 정신분석학적으로 외도는 ▦정서적 몰입형 ▦성적 몰입형 ▦정서적ㆍ성적 몰입형으로 나뉘는데, 정서적 몰입형은 성적 문제는 없지만 상대방과 관계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유치환 시인이 20년 넘게 마음에 품은 여인에게 5,0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낸 것도 정서적 몰입형에 속한다. 성적 몰입형은 성(性)을 기반으로 하기에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

문제는 썸에 ‘집착’이 생겨날 때다. 이 경우 썸의 감정이 외도나 불륜으로 나아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동료애로 싹 튼 가벼운 감정에 본능과 현실 이탈 등 욕구가 덧칠해지면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핑크렌즈 효과’가 결정적인 촉매 작용을 한다. 이는 애정이나 사랑을 품은 경우 단점은 안 뵈고 장점만 보이는 심리 현상. 기혼남의 경우 아내보다 잘 차려 입고,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일상의 고충을 나눌 수 있어 이상적인 정서적 동반자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강동우 성의학 전문의(강동우 S의원 원장)는 “썸을 타게 되면 상대 여성이 현실의 아내보다 매력적이라 자신과 잘 통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밖에 없는데 남성은 본능적 충동이 강해 썸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강 전문의는 “여성들은 경제적 안정, 사회적 시선 등을 의식하고 출산 후에는 양육까지 더해져 가정에 충실하려 하지만 남성들은 집 밖으로 나가면 이런 책임감에서 탈출하려는 경향이 크다”면서 “아내가 자신의 사회생활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남성의 경우 직장에서 즉각적인 위로와 격려가 가능한 직장동료를 동반자로 여겨 상대방에 집착한다”고 했다.

외도는 임상적 견지에서 부부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부부관계를 회피하려는 ‘갈등회피 외도’와 아내와의 관계를 끝내기 위해 파트너를 유도하는 ‘문 밖 외도’도 포함된다. 여기에 부부 간 친밀감이 지나쳐 반작용으로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친밀 회피 유도’와 성적 정복을 추구하는 ‘성 중독 외도’도 있다. 외도는 뭇 남성들의 잠재 욕망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윤리적이었다고 평가 받는 대통령 중 한 명인 지미 카터조차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 “나는 간음 해 본 적은 없지만 마음속으로는 수없이 많은 여자들을 간음했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현재 아내와 친밀관계나 애착이 부족한 남성일수록 썸에 대한 집착이 강할 수밖에 없다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말한다. 표면적으로는 과거에 비해 가정보다 직장에서의 삶이 중시되고 있지만 배우자와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아 대리만족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섹스리스일 경우 썸에 집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부부관계가 원활하지 않으면 남성의 경우 성적 반응이 제한되는 ‘상황성 성기능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강동우 전문의는 “평소 아내가 비난만 일삼고, 무섭고, 지나치게 엄마와 같다면 남성은 아내를 자신을 야단치는 존재로 여길 뿐 연인으로서의 감정이 사라져 다른 이성을 꿈꾸게 된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40~50대 남성의 경우 직장에서 직무능력으로 자존감이 확장돼 남성적 매력을 이성 직장동료에게 전달하고 싶은 욕구로 ‘썸’을 갈망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잊혀진 남성성 회복에 대한 욕망”분석도

기혼 남성에서 썸은 잊혀진 남성성의 회복이기도 하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40~50대 남성의 경우 직장에서 직무능력으로 자존감이 확장돼 남성으로서의 매력을 이성 직장동료에게 전달하고 싶은 욕구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김한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행복드림의원 원장)는 “삶에 대한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한 자극으로 썸을 원하는 이들도 많다”면서 “이들 가운데는 배우자에 대한 복수심으로 다른 여성과의 썸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전문의는 “40~50대 남성들은 높은 지위와 경제적 여유 등 현실적으로 힘을 갖고 있다”면서 “아내에게 지배당하는 것이 싫고 젊었을 때 남성성을 아내가 아닌 다른 이성에게 보여주고 싶은 비뚤어진 욕망 때문에 썸, 더 나아가 ‘오피스 와이프’를 갈구한다”고 했다.

심리학자들은 “40~50대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육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 이성 직장동료와의 썸을 동경한다”고 말한다. 기혼 남성 중 육아에서 해방돼 여유가 생기면 첫사랑을 떠올리는 심리가 썸에도 작동된다는 것이다.

썸에 대한 집착이 반드시 기혼남성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한선 성안드레아 신경정신병원 과장은 “기혼남성이 썸에 더 많이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통계적 오류”라면서 “남성 혼자 불륜을 저질 수 없고, 결과적으로 남성의 불륜횟수와 여성의 불륜횟수의 총합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이성에 대한 동경과 관심은 본능적으로 남성이 강하지만 썸은 남녀 공히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썸은 전통적 가정해체의 부산물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한선 과장은 “인류는 오랜 세월 부부관계를 기초로 가정을 꾸려 성적욕구와 후손 생산이란 생물학적 욕구와 함께 식사, 수면, 육아, 여가, 교육, 훈육, 치료, 종교적 활동, 정서적 치유 등을 해결했지만 급격한 가족해체 현상으로 부부관계를 기초로 제공되던 성적교감이나 정서적 친밀감마저도 직장이라는 사회적 단위로 넘어가고 있다”고 했다. 가정에서 공유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정서적 친밀감’이 가정해체 과정에서 직장단위로 전이됐다는 것이다. 박한선 전문의는 이를 ‘부부관계의 외주화’라고 정의했다.

썸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썸을 타고 있는 대상이 아니라 소외된 아내와 남편을 돌아봐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강동우 전문의는 “썸이든 외도든 결국 빈틈을 비집고 들어오기 마련”이라면서 “부부가 함께 시간을 공유하면서 서로에 대한 감정을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 전문의는 “꼭 성행위가 아니라도 부부간 일상적인 대화와 위로, 격려의 빈도를 높이고 가벼운 스킨십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했다. 이른바 부부 애착훈련을 통해 모든 일과 판단의 최우선 순위를 배우자에게 배려하면 썸과 같은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도 회복이 불가능하다면 부부간 갈등, 성적이슈, 섹스리스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복수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단순히 가벼운 감정이상의 성적으로 직장동료와 일탈이 심하게 되면 성 중독으로 진단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성 중독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한선 과장은 “기혼 남성이던 여성이던 간에 직장 내에서 부부관계를 대처할 만한 인간적 교감을 찾기 원한다면, 이는 기존의 가족이라는 사회적 단위가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할 만큼 무너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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